(362)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.<2024.3.10>
아내 ( 서은영 사모 ) 는 4 월 6 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.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제 아내는 딸 민애의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1 월 13 일에 출국을 했고 ,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서 저의 첫 손녀 로희 (Rohee) 가 1 월 18 일에 태어났습니다 . 아내가 출국한 지 어느덧 2 달이 다 되어 갑니다 . 저희 부부가 다운교회 부임하면서 미국 영주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지금은 ESTA 비자로 미국을 오가는데, ESTA 비자로 는 미국에 최장 3 개월까지만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, 체류 기간이 거의 끝나는 4 월 6 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. 미국 체류가 길어진 것은 산후조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, 육아를 위한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. 지금 민애는 법학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고 , 사위는 영어권 목회를 하면서 미국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데 , 시어머니는 미국에 거주하시지만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시간을 전혀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. 저도 잠간 미국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, 아내가 없는 동안 제가 장모님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집을 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. 그래서 미국에 가는 대신에 이번에 대형 TV 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. 요즈음은 가격도 현저히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, USB 카메라를 연결하면 구글미트를 이용해서 화상채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. 이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 장모님은 귀가 전혀 들리지 않으시고 , 초기 치매 증상도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에도 모시기가 어렵습니다 . 그래서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도저히 저 혼자서는 집에서 모시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 필요한 결정을 내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. 그런데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. 새벽에 주무시고 늦게 일어나시기에 아침은 드시지 않고 , 요양사 선생님이 오셔서 늦은 점심과 약을 챙겨주시고 , 목욕도 시켜 주시기 때문에 , 저는 저녁 식사 한 끼와 저녁 약을 챙겨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. 다만 집을 나가셨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해서 여러 번 서로 고생한 적이 있어서 , 중문에 번호키를 설치해서 집안에서만 갇혀 지내시는 것 같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. 제가 밥은 잘 챙겨먹고 지내는 지 염려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, 저는 원래 요리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편인데다가 수요낮예배 식사봉사팀과 주일 친교를 준비하시는 팀에서 미리 챙겨두신 반찬과 남은 밥을 저희 집으로 배달을 해 주시기 때문에 , 그것만으로도 일주일 먹고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고 따로 밥을 할 일도 없습니다 . 오히려 챙겨주시는 음식이 적지 않아서 다 먹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. 이렇게 챙겨 주시는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. 장모님은 이제 혼자서는 전혀 요리를 하실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식사는 혼자서 하실 수 있습니다 . 그러나 혼자서 드시면 식사 시간이 거의 2 시간은 걸리시는 데다 다 드시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, 제가 떠 먹여드리고 있습니다 . 목사 사위라 어려워서 그런지 제가 떠 먹여드리면 얼른 얼른 잘 받아 드십니다 . 그래서 이제는 이전에 늘 드시던 식욕 증진제도 쓰지 않고 있고 , 마음도 많이 안정이 되셨는지 주무시는 것도 많이 좋아지셔서 수면제도 꼭 필요할 때만 쓰고 있습니다 . 다만 치매로 기억이 점점 오락가락하셔서 매일 수도 없이 “ 은영이 어디 갔냐 ?” “ 은영이 언제 오냐 ?” 묻고 또 묻습니다 . 딸이 자기를 버려두고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한 마음과 권사님 친정 엄마로서 목사님인 사위를 ( 자기 남편을 ) 제대로 챙기지 않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서로 뒤엉켜 작동하는 것을 보면서 ,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. 장모님과 둘이 지내는 기간이 힘든 점도 없지는 않지만 , 한편으로 저에게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. 아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수고했는지 , 제가 도와주면 훨씬 더 쉽다는 것 , 그리고 아내가 없으니 인생이 얼마나 무미건조해지는지도 알게 되었고 , 무엇보다 천성 가는 길이 결코 쉽지않은 줄 아는데 , 치매가 왔을 때는 더 어렵다는 것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. 조금 빠르고 늦고가 있을 뿐이지 저에게도 그리고 누구에게나 이와 같은 시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,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.< 석목사 올림 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