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495) 남바 포(No.4)

이 소중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누릴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. 저희 부부는 지난 화요일 새벽 ,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도착했습니다 . 한국의 새벽 시간은 미국에서는 대낮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새벽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. 수요 낮 예배를 통해 다운 가족 여러분을 다시 만나니 ,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져 마음 깊이 감사했습니다 . 저에게 시온영락교회가 고향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곳인데 , 3 개월 만에 돌아온 다운교회에서도 똑같은 편안함과 온기를 느낄 수 있으니 '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' 하는 감사가 밀려옵니다 . 귀국하기 얼마 전 , 손녀딸 로희를 저 혼자 잠시 돌봐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. 그때 로희에게 물었습니다 . “ 로희야 , 로희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아 ?” “ 할아버지 !” 하고 대답하는데 , 얼마나 우스웠는지 모릅니다 . 사실 로희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단연 ‘ 아빠 ’ 입니다 . 엄마가 변호사 일로 너무 바쁘다 보니 아무래도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 그런 것 같습니다 . 2 위와 3 위는 엄마와 할머니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고 , 저는 아주 확실한 4 위입니다 . 그런데도 능청스럽게 “ 할아버지 !” 라고 대답하니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. 그러면서도 ‘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본능적인 노력이 참 치열하구나 ’ 싶어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. 아이들은 겉과 속이 다를 수가 없습니다 .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티가 항상 확실하게 납니다 . 둘째 로완이가 태어나면서 사위가 10 년 동안 해오던 중 · 고등학교 교사 일을 내려놓고 목회와 육아에 전념하게 되었는데 , 그러면서 로희와 아빠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. 엄마 역시 육아휴직 중이라 로완이를 돌보면서도 이전보다 로희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. 할머니는 언제나 헌신적으로 먹는 것부터 책 읽어주는 것까지 로희가 원하는 대로 다 섬겨줍니다 . 반면 제가 마당에 꽃밭을 가꾸고 , 집 주변을 청소하고 , 물놀이용 수영장을 세팅하고 정리하는 건 로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. 그저 즐기고 누리면 되는 일들이니까요 . 그러니 할아버지가 설 자리가 그리 많지 않은 게 당연합니다 . 그래도 , 비록 제가 ‘ 남바 포 (No.4)’ 여도 저는 로희가 좋습니다 . 이것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심어주신 부모의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. 그래서 로희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. “ 로희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지 ? 엄마랑 할머니도 너무 좋고 ? 할아버지가 네 번째여도 , 할아버지는 로희가 너무 좋아 ! 할아버지는 언제나 로희 편이야 . 그러니까 할아버지한테는 눈치 보지 말고 아빠가 제일 좋다고 말해도 돼 !” 못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다 알아듣더군요 . 그 뒤로는 눈치 보지 않고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좋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. 로희에게 하나님 아버지의 한결같은 사랑을 맛보기로나마 보여주고 싶었는데 , 그 마음이 조금은 전달된 것 같아 참 감사했습니다 . 아이들을 대할 때 , 아무리 어려도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 다 알아듣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, 최선을 다해 소통하는 인내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.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 3 개월이라는 시간을 놓쳤다면 손녀와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시절을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. 바로 이 시기에 안식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셔서 이런 행복을 누리게 되었으니 , 하나님께 감사하고 우리 다운 가족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. 이경준 목사님과 장로님들 , 부교역자님들께서 주일예배를 든든히 섬겨주시고 , 초원지기님들과 목자 · 목녀님들께서 목장을 따뜻하게 돌봐주시며 , 최영기 목사님께서 생명의 삶을 섬겨주신 덕분에 제가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. 한편으로는 송구하고 , 또 한편으로는 마음 깊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.< 석목사 올림 >